생방송 스튜디오의 공기는 에어컨 바람조차 닿지 않는 것처럼 눅눅하고 무거웠다.
도이겸은 눈앞에 놓인 검은색 마이크의 매끄러운 질감을 손끝으로 훑으며 정면의 카메라 렌즈를 응시했다.
붉은색 'ON AIR' 표시등이 그의 망막에 선명한 잔상을 남기며 깜빡이고 있었다.
"도이겸 씨, 지금 본인이 하신 말씀이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알고는 계신 겁니까?"
맞은편에 앉은 패널 김 중원이 안경테를 치켜올리며 날 선 목소리로 물었다.
그는 도이겸을 사기꾼으로 몰아세우기 위해 섭외된 저명한 경제학자였다.
도이겸은 대답 대신 테이블 위에 놓인 태블릿 PC의 화면을 가볍게 두드렸다.
"파장이라니요. 저는 그저 10분 뒤에 일어날 공공 데이터의 변화를 읽어드린 것뿐입니다."
"10분 뒤에 수도권 전역의 변전소가 과부하로 멈춘다? 이건 예언이 아니라 테러 예고에 가깝습니다!"
김 중원의 고함이 스튜디오 안을 울렸지만, 도이겸의 표정에는 미동조차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