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의 복도는 소독약 냄새와 정적만이 감돌았다.
사공정우는 환자복 소매 아래로 드러난 앙상한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회귀 전, S급 헌터로서 전장을 누비던 육체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지금의 그는 단지 거액의 병원비를 체납한 장기 입원 환자일 뿐이었다.
병실 문 너머에서 구두 굽 소리가 불규칙하게 바닥을 때리며 다가왔다.
사공정우는 침대 옆 협탁에 놓인 구형 스마트폰을 손에 쥐었다.
화면에는 그가 미리 준비해둔 암호화된 차명 계좌의 거래 내역이 떠 있었다.
문이 거칠게 열리며 서류 뭉치를 든 중년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원무과장의 얼굴에는 피로와 짜증이 뒤섞인 기색이 역력했다.
"사공정우 씨, 더는 곤란합니다. 벌써 석 달째예요."